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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Slam Dunk, 2022
2023.01.15. 롯데시네마 도곡
- 볼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내 추억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작품이니 보러갔다. 상영관은 예상과 달리 만석이었고 가족단위 관객들도 꽤 있었다. 왠지 그럴거 같았지만 대만이 3점슛 폭발할 때 내가 왜 눈물이 나오지. 영걸이랑 소연이 빙의해서 봄 ㅋㅋㅋㅋ
- 작화는 매우 만족. 만화 그림체를 조금 간결하게 정리해서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작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고 퀄리티. 의도된 것으로 보이지만 색감이 약간 탁한 것만 조금 불만.
- 친구 추전으로 일부러 더빙판으로 봤는데 대만족. 화면에 집중해야지 자막 볼 어유가 어디 있어. 특히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더빙 퀄리티는 믿고 듣는 편이라 더더욱 좋았다.
- 경기 장면이 전체 상영시간 중 생각보다 분량이 짧다. 특히 한참 경기 긴장감이 극대화 되는 시점에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연출은 불호. 고조되는 감정이 이어져서 폭발하지 못하고 계속 끊어지는 느낌이다. 산왕 전 쳐낸 부분도 많던데 차라리 경기 장면을 좀 더 늘려주지 그랬냐. 시합 전날 에피소드, 기자들과 스카우터들의 이야기, 경기장 기싸움 장면 등 산왕전 시작하기 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던 장면들 없이 바로 경기 시작이라 살짝 당황했다. 변덕규의 가자미 일침과 백호가 소연이 붙잡고 (농구에 대한) 고백을 하는 부분도 내 기준 슬램덩크 명장면인데 그 부분이 잘려나가서 아쉬웠다. 그리고 움직이는 화면으로 보는 경기 장면이 좋기도 했지만, 너무 실사 연출과 비슷해서 만화가 주는 장면 장면의 임팩트 면에서는 오히려 덜하지 않나 싶다. 이건 내용을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극장판을 보고 집에 와서 만화책으로 산왕전 복습했는데 느낀건 다케히코 이노우에가 만화 연출 + 작화 천재라는 것. 한컷 한컷 스냅샷인 그림에서도 속도감과 몰임감이 차고 넘치게 흘러 나온다. 어찌 보면 원작에 아주 충실한 애니화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 송태섭이 스토리의 주인공인 것에 불만은 없는데 너무 신파이지 않나 싶다. 부모님의 기대주였던 형제의 이른 죽음 때문에 건강한 가족이 되지 못한 이야기, 어디서 들어본 얘기잖아... 처음에 형이 친구들과 낚시하러 배타고 나간다고 할 때부터 뒷 얘기가 다 그려지던데...흠;; 그래도 한나와의 이야기나 미국 진출 이야기 좋았다.
- 머글 관이라 그런지 상영 끝나고 특전 받아가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메가박스는 특전 조기소진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동네 영화관은 그런 걱정 안해도 되니 좋구나. 인포 데스크 같은 곳이 없어 특전 어디서 받나 한참 고민했는데 그냥 스낵 코너 가서 말하면 직원분이 주섬주섬 꺼내주심.
- 슬램덩크 만화책은 오래된 책 냄새와 노랗게 바랜 종이 때문에 버릴까 말까 하다 아직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꺼내 볼 일이 생겼다. 나와 내 동생, 그리고 집에 놀러왔던 사촌 동생들, 학교 친구들이 수십 수백번은 돌려봤던 책. 인쇄 상태도 구리고 오번역도 많고 한글화 과정에서 생긴 성의없는 덧칠도 그대로 보이는데 그래도 그 당시 책 사서 즐겁게 봤던 기억 때문에 차마 쉽게 버릴 순 없더라. 심지어 이북도 없는데. 그 당시엔 어떻게 매 단행본 나오길 몇달을 기다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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