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

발더스 게이트 3 70시간 플레이 후기 (스포있음)

by planeswalker 2023. 10. 12.
반응형

Baldur's Gate 3

게임이 취향에 맞으면 다른 거 다 멈추고 이것만 하게 될거 같아 두려워서 차마 시작하기까지 오래 걸렸던 게임. 하지만 유저 평가가 너무 좋아서 결국 고민하다 구매했다. 2시간 찍먹해보고 별로면 환불해야지 하고 시작했다가 가디언 커마에서 30분 쓰고 인트로 영상 보는데 10분 쓰고 그럴싸한 전투 하나 한거 했는데, 오징어 배에서 탈출하고 보니 2시간이 지나있었다. 그렇게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 글 쓰는 현재 시점 결론: 할 거면 진작 할 걸. 

턴 방식 전투

시작하자마자 예전 폴아웃1, 2 와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하던 느낌이 나서 반가웠다. 진짜 얼마만에 해보는 턴 방식 전투인지... 종류는 좀 다르지만 턴제는 HOMM 시리즈로 징그럽게 했었기 때문에 잘 단련되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턴 방식 전투 때문에 호불호 갈리겠다 싶었는데 정작 내가 이 게임이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 것이 레벨 4 달성하고 전투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캐릭터 성장 관련 세팅이나 스킬의 수가 무지 많은데 처음부터 욕심내진 않았고 진행하면서 차차 익숙해지도록 했다. 아마 1회차가 끝나야 어느 정도 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지 않을까 ㅋㅋ 아직도 안 써본 마법이나 특성 같은 것이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다. 

전투나 필드에서 뜨는 시스템 메시지에 마우스오버 해보면 친절하게 주사위 굴림 내역이 나온다. "로그 확인해보기" 단순하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는 제일 좋은 방법이다. 왜 어떤 것은 성공했고 어떤 것은 실패했으며, 왜 데미지가 제대로 안 들어가는지 등등. 아이템이나 스킬 설명 등이 낯선 것이 많은 만큼 그와 반대로 어떤 부분에선 친절하게 다 상세 내역을 다 까발려 보여주고 있다. 결국 주사위 운빨로 하는 게임이고 위기 상황에서 주사위 크리가 뜨길 기도하게 된다. 

파티 구성

1회차라 오리진 캐릭터 아스타리온을 골랐고 윌이 등장하자마자 내 사람이다 싶었다 ㅋㅋㅋㅋ 아쉬운 것은 아스타리온이 플레이어다 보니 목소리를 듣기 힘들다. 아스타리온의 클로즈업된 얼굴과 다양한 표정은 주구장창 볼 수 있는데 목소리는 가끔 필드에서 내뱉는 말 말고는 들을 수가 없다. 

지금 파티 멤버는 아스타리온, 윌, 칼라크, 섀도하트. 아스타리온이 원래 선 성향은 아닌거 같은데 파티 리더이다 보니, 어쩌다 조장이 되어 제각각인 조원들 데리고 조별 과제 꾸역꾸역 끌고 나가는 모양새로 플레이 중. 좀만 엇나가려고 해도 정의로운 떡대 윌과 칼라크가 버티고 있다보니 이상한 짓을 할 수가 없다! 섀도하트는 중2병 마냥 자신만의 세계에 들어가버렸고. 그런고로 중립선 정도로 타협해서 플레이 중. 특별히 고려하고 짠 것은 아닌데 STR, DEX, WIZ, CHA 캐릭터로 각기 특색 있게 짜여진 파티라 꽤 마음에 든다. 아스타리온이 파장이지만 정작 중요한 대화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윌로 대화를 많이 했다. 

게임 진행과 스토리 

아직 1회차 엔딩 보기 전이다. 게임 시작하기 전에 100시간 각오하라는 말을 듣고 진짜? 싶었는데 진짜 100시간 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는 No 스포, No 리로드로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분위기는 괜찮은 것 같다. 초반에 충격적이었던 유일한 사건은 캠프에서 레이젤이 갑자기 공격해오는 바람에 죽여버린 것. 그 때 선택지 잘 골랐으면 안 죽여도 되었을텐데 이것도 운명이려니 싶어서 그대로 진행했다. 그리고 1막 캠프에는 항상 레이젤의 시체가 남아있었지... 

선택지가 정말 다양하다.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리고 그 선택지에 대해 진짜 내가 캐릭터가 된 것처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게임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인 것 같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매번 초집중해서 주사위 굴리게 만드는 마력. 똑같은 npc, 똑같은 오브젝트에 대해서 누구는 1을 선택해서 A루트로 갈 수도 있고, 누구는 2를 선택해서 B루트로 갈 수도 있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옳은 공략글이라는 것 자체가 정의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배드 엔딩이 누군가에게는 해피 엔딩일 수도 있으니. 바로 이 글 쓰기 직전 3막에서 윌 퀘스트 진행하다 일생 일대의 고민을 하고 처음으로 퀘스트 정보를 검색해봤다. 게임 내 컨텐츠 만으로 이렇게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만들다니 몰입도 하나는 인정. 

게임 플레이

스토리를 빠르게 진행할 지, 필드를 탐험할지, 연애에 몰입할지, 캐릭터 세팅 연구를 할지 아니면 또 다른 것에 집중할 지는 개인의 선택, 뭘 해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산길 수도원에서 들어가는 방법을 찾지 못해 한 2시간 동안 산과 벽을 타면서 수도원 건물을 탐험했는데 숨겨진 것을 찾아 미지의 장소를 수색하는 기분이라 시간을 버렸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모드나 한글패치 없이 순정으로 진행 중. 늬앙스 정도만 알아들어도 대화 선택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만 사전 찾아가면서 진행하는 중. 개인적으로는 영어 독해 보다도 발더스 게이트 세계관에 대한 정보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지역, 신, 단체 등... 시리즈를 특징 짓는 고유 명사에 대한 정보만 사전에 알고 있어도 고민이 훨씬 줄어들 것 같다. 

불편한 것은 이동과 카메라 시점. 키보드 이동이 되지 않아서 아쉽고 카메라 시점도 내가 원하는 형태로 정밀하게 조절하기가 안 된다. 지도 구석구석 탐험하는 거 좋아하는데 이 부분이 제일 아쉽다. 스크린샷 명소도 많은데 원하는 구도 잡기가 어렵다는 점. 

그리고 아이템이 너무 많다보니 딱히 설명만으로는 무슨 용도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 많았다. 다양하게 실험해보라고 일부러 의도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리고 인벤토리 정리기능이나 상점 기능 사용성은 꼭 개선이 되었으면 한다. 

아쉬운 것은 컷씬 다시보기 기능이 없다는 것 ㅠㅠ 이미 완료해서 본 장면은 다시 보게 해주라고 ㅠㅠ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