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히 스포 있습니다
베리드 스타즈
BURIED STARS
최근 스팀 샵 뒤지다가 알게 되어 구매했다. 회색도시1,2를 워낙 재미있게 했기에 비슷한 게임이겠거니 싶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
서바이벌 오디션 출연자들과 제작진들, 붕괴된 공연장을 배경으로 한 진짜 '서바이벌' 게임. 게임이라고 부를만한 어떤 액션을 할 만한게 없어서 비주얼 노벨에 가깝지 않나 싶다. 등장인물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대화를 통해 얻은 자료와 단서를 통해 추리를 해야 한다. 그 와중에 멤버들 멘탈 챙겨줘야 하고 주인공 (한도윤) 자신도 멘탈 관리 해야 하고, 바쁘다 바뻐.
1회차가 프롤로그라는 얘기는 들었기에 진짜로 앞부분만 진행이 되는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고정된 엔딩을 보는 일직선 루트다. 1회차 엔딩을 본 후 이후 플레이부터 진엔딩 및 기타 엔딩을 볼 수 있다. 내용을 모르고 했더니 1회차 엔딩이 다소 충격적이라 2회차는 다음날 시작했음; 본격적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앞 부분은 동일하기에 2회차 전반부는 지루했다. 스킵 기능이 있긴 한데, 이 스킵이 새로운 텍스트가 나오면 당연히 자동적으로 멈출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편의성은 없었다. <- 이 게임에서 제일 어이 없는 부분;; 눈치껏 스킵 멈추고 진행을 했더니 어케 또 2차에서 바로 진엔딩을 보기는 했다. 그래도 나는 진엔딩 루트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서도 진범은 아닐거야 부정하고 있었는데... 주인공이랑 관계성이 누구보다 남다른 그 캐릭을 기어코 진범으로 할 줄이야. 물론 1회차 엔딩 때 특정 대사에서 좀 쎄하다는 느낌은 받긴 했었는데 설마 이렇게 뒤통수 치겠어? 라고 안이하게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오인하, 장세일의 관계도 이벤트는 다 보진 못했으나 다시 처음부터 하려니 엄두가 안나서 조금 시간이 지난 이후에 베스타 생각이 날 때 다시 해보기로 했다.
루트 별 메모
A루트: 서혜성이 죽고 s승연이 페이터에서 온갖 분탕질 치는 동안 s승연의 정체를 추리해서 퇴장시키는 부분, 그리고 두번째 희생자 발생 후 진엔딩으로 가기까지 범인을 추리하는 부분들은 꽤 몰입하게 만들어서 좋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엔딩 전 1시간 정도 분량은 끊지도 못하고 계속 한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이라면 이규혁보단 PlugHole이 훨씬 더 마음에 드는 사람. PlugHole의 정체가 완전히 예상 불가했던 인물이라 갑툭튀한 느낌이 있어 아쉽기도 하다.
B루트: 에필로그까지 좀 껄쩍지근한 엔딩. 하지만 장세일과 서혜성에 대해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루트였기에 등장인물들의 배경, 심리 이해나 사건 개연성에 대해 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C루트: 호러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러브크래프트식 호러라기보단 인터넷 나폴리탄 괴담 느낌이어서 실망했다. 손 이미지도 전혀 무섭지 않았고. 성우분들의 전화 통화 음성 정도가 건질만한 것이었다.
게임 플레이
- 게임 플레이 시 좋았던 것.
키보드로 모든 조작을 할 수 있어서 익숙해지기만 하면 기계적으로 빠르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마우스 안 써도 되어서 좋았음.
- 게임 플레이 시 아쉬웠던 것.
앞서 말한 편의성 부족한 스킵 기능.
키워드 커뮤니케이션 계속 하다 보면 지루해진다. 진득하게 다양한 키워드 제시하면서 각 등장인물들 호감도를 올리기 위한 성격 파악도 하고 추리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모으라는 취지인거 같은데 시간이 꽤 걸리고 계속 읽어야 하는 작업이라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SAVE 타이밍이 어딘지 잘 알 수 없는 것. 커뮤니케이션 시작, 종료 시점에서 세이브를 할 수 있는데 만약 그 이후에 사건 전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꽤 많은 분량을 다시 플레이 해야 할 수도 있다.
진행 중인 부분이 전체 중 어느 시점인지 잘 파악이 안된다는 점. 이건 게임상에서의 시간을 보고 판단할 수 있기는 하나 2회차 플레이 때 대체 어느 부분까지 진행이 되고 있는 건지 몰라서 답답했다.
- 게임 플레이 시 인상적이었던 것.
역시 페이터. 리얼하게 현실 트위터를 잘 옮겨 온듯. 읽다 보면 정신 나가버릴 것 같아서 안그래도 붕괴 현장에서 멘붕인데 뭘 또 트위터는 쳐보고 있냐고 마음 속으로 답답해 죽을 뻔.
한도윤의 배신자 타이틀의 반전 또한 특별히 꼭꼭 숨겨진건 아니어서 충분히 예상은 가능하나 이야기 마무리 면에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전 시리즈들과 동일하게 성우분들의 연기는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
- 게임 플레이 시 제일 의문이었던 것.
범인이 너무나도 깔끔하게 3번의 범죄 행위를 은폐했던 것. 살해 도구만 봐도 분명 피가 튀어 자신의 몸에 흔적을 남겼을 것인데? 아무리 붕괴 현장이 어두컴컴하다곤 해도 주변을 살펴 볼 광원은 있고 분장실처럼 밝은 곳도 있었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흠... 좀... 사실성이 떨어져서 몰입을 깨트리는 부분이었다. 범죄 행각 자체는 우발적인 것인데 그걸 다 숨기려고 했고 실제로 성공적으로 숨길 뻔 했던 것을 보면 범인은 사실 오디션이 아닌 다른데로 갔었어야 할 뛰어난 천재였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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