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forma del agua, The Shape of Water, 2017
2018년 2월 28일 강남 메가박스(시티)
2월 문화의 날 영화. 이제 매달 문화의 날에 영화 한 편 씩 볼까 한다. ← 올해의 목표
- 간만의 토토로 감독 영화라 내용 따위 묻지도 않고 보러 갔었다.
마침 보러 간 날 간만에 비가 꽤 온 날이라, 영화가 끝난 후 축축한 물의 느낌 그대로 간직한 채 집으로 갈 수 있었다.
- 한글 제목이 왜 이따구인가, 영어 발음 그대로 읽는 거도 마음에 안 드는데 한글 부제는 왜 사랑의 모양인가여... 부제 붙이지 말고 그냥 물의 모양이라고 하면 안돼? 외화 수입해서 들어올 때마다 마음에 안 드는 제목들이 너무 많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원제야 말로 영화의 한 줄 요약. 제목 참 잘 지었다. 물에는 고정된 형태가 없듯이 사랑 혹은 더 나아가 인간의 삶에는 옳다고 정해져 있는 모양이란 없다. 사람의 수 만큼이나 많은 것이 그들의 사랑과 삶의 형태이리라.
- 영화의 소재는 클리셰 of 클리셰인데,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학대 당하는 이종 생물, 실험 대상에 애정이 생겨 위험을 감수하고 풀어주는 과학자, 인외 존재와 사랑에 빠지는 인간, 그 와중에 인간들의 추적과 위협을 피해 도주 등등. 뻔한 클리셰임에도 구체화되어 화면에 보여지는 것들은 그 동안 메이저 영화에선 보기 힘들었던 것들이라 특별히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다. 오히려 B급 공포 영화에 이런 비슷한 류 영화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 도입부 보면서 근미래나 아예 평행세계가 배경인가 했는데, 과거 냉전시대 얘기가 나와서 놀랐다. 연구소는 SF 느낌 물씬이었는데. 연구소와는 극과 극으로 다른 엘라이자나 자일스의 집은 고전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유명한(할 거라 믿는) 욕실 수조 장면 또한 좋았다.
- 반어인(?) 비주얼 때문에 보는 중에 이거 갑자기 장르가 바뀌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도 조금 했었다 ㅋㅋ 그리고 실제로 고양이 OO 사건에서 흠칫했음. 델 토로가 사실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영화화 하고 싶었으나 아카데미를 노리고 로맨스로 방향을 틀은거 아닌가? 싶기도.
- 차별과 폭력, 공감능력 없음,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음 등 인간의 온갖 부정적인 면을 대표하는 스트릭랜드가 작위적인 느낌이었다. 그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이 입체적이고 자연스러운데 비해 스트릭랜드가 갖고 있는 대표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대놓고 투명한 악인이라 생각해 볼 거리도 없이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였다. 부산행 발암 인물과 거의 동급.
- 왠지 기억에 남는건 '대머리들에게 희망을'... 아 희망이 아닌가, 대머리를 극복하려면 신을 만나는 수 밖엔 방법이 없으니까.
- 샐리 호킨스 낯익다 했더니 핑거스미스에 출연했었구나, 볼매다 증말.
댓글